아쉽게 놓친 수출 '7000억불'…트럼프 2기 대응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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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1.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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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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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출이 목표치였던 7000억달러는 채우지 못했지만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가 전년 대비 약 44% 증가하며 수출 효자 노릇을 했다. 자동차, 선박 등 주력품목·소비재도 고른 수출 실적을 보였다. 내수 부진과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올해는 고율 관세 부과 등을 예고한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면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12·3 계엄사태 여파 등 한국 정치 상황에 따른 대외신인도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6838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전년 대비 1.6% 감소한 6426억7000만달러, 무역수지는 51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수출은 기존 역대 최대 실적인 2022년 6836억달러을 뛰어넘었다. 무역수지도 2018년 697억달러 흑자 이후 최대 실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수출이 무역수지 흑자와 함께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냈다는 점에서 2022년보다 내용적으로 양호했다고 평가한다. 2022년엔 고유가로 석유제품·석유화학 합산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에너지 수입이 대폭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수준인 478억달러 무역적자를 냈다.


아쉽게 놓친 7000억불…반도체 역대 최대 1419억불


반도체 수출은 목표치였던 135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은 1419억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석유제품·화학 △이차전지 △자동차·부품 등에서 예상보다 낮은 수출실적을 거두면서 7000억달러 목표를 목전에서 놓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정부는 석유제품·화학 부문 수출 목표로 1030억달러를 제시했지만 낮아진 유가와 글로벌 공급과잉 영향으로 합산 수출 실적은 982억7000만달러에 그쳤다.

자동차·부품 역시 목표치는 1000억달러였지만 폭설로 인한 부품 공급 차질과 파업 등의 영향으로 933억4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이차전지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6.5% 감소한 82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정책국장은 "7000억달러는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였고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최대 수출 실적과 무역흑자를 낸 것은 성과를 거둔 것"라며 "대외신인도 유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 증가율 2% 내외 전망…트럼프 2기 정부 대응 관건


올해 수출 전망도 나쁘지 않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라 반도체와 무선통신기기 등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수출이 소폭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연구기관들은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을 2% 내외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5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올해 한국 수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7002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트럼프 2기 정부 관세 장벽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한국의 수출 증가율을 2.1%로 예상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도 '2024년 수출입 평가 및 2025년 전망'에서 올해 한국 수출 증가율을 1.8%로 예측했다.

그러나 트럼프 2기 정부의 집권, 반도체·자동차 등 글로벌 시장 업황 둔화 가능성, 한국 정치 상황으로 인한 불확실성 등 변수도 산적해있다.

산업연구원은 트럼프 2기 정부가 10~20%의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이 8.4∼14.0%(약 55억∼93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1278억으로 수출 비중 18.6%를 차지하는 등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다는 것도 문제다. 특히 대미 수출 비중이 50%를 넘는 자동차 산업의 타격이 우려된다.

정부는 수출기업의 리스크 최소화와 유동성 확보 지원을 위해 올해 무역보험 공급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인 250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수출 중소·중견 기업에 대해 100조원을 집중 지원한다. 최근 급격한 환율변동에 대응해 중소기업 수입자금 대출 보증과 환변동보험 한도를 150%까지 상향하고 환변동 보험료를 특별 할인(30%)할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에 대해 민관 원팀으로 부정적 영향은 최소화하겠다"며 "새로운 기회 요인은 최대한 활용해 우리 경제와 기업들을 전방위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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